[2028 대입] 고교 내신 5등급 전환, 논서술 평가 확대...교원단체 반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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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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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교육부)
[교육플러스=지성배 기자] 교육부가 고교 내신을 9등급에서 5등급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지난 2021년 2월 예고한 고등학교 1학년 공통과목 9등급 상대평가와 고등학교 2~3학년 선택과목 전면 5등급 성취평가(절대평가)를 도입할 경우 2025년부터 학교 현장 혼란이 매우 커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학령인구 감소 상황에서 상위 4% 학생들만 1등급을 받는 현행 9등급제는 소규모학교에 불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감안했다. 현재 전국 43개 고교가 학생 수 부족으로 1등급이 없는 상황이고 고교 40%가 학년당 학생 200명 미만이라 이 같은 문제는 앞으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1등급은 10%, 등급 24%(누적 34%), 3등급 32%(누적 66%), 4등급 24%(누적 90%), 5등급 10%(누적 100%)이다.

절대평가와 상대평가는 병기하기로 했으며 논서술형 평가는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교원단체들은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과열 경쟁의 원인인 9등급제를 5등급으로 전환하고 고1과 고2‧3 내신 산출 방법을 일원화한 것은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또 “상대 5등급제는 내신 부풀리기 문제를 완화하는 과도기적 조치로 절대평가로의 연착륙을 위해 긍정적이며 특목고, 자사고 쏠림 현상도 일부 완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대학으로서는 5등급제로 인해 내신 변별력이 약화될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대학은 등급 대신 원점수를 반영할 가능성이 있어 점수 경쟁이 다시 치열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내신 논‧서술형 평가 확대는 교사 부담을 넘어 자칫 공정성 시비 논란에 휩싸일 우려가 있다”며 “반드시 학교 여건을 고려하고 교원들의 의견 수렴을 통해 확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대한민국교원조합(대한교조)도 “현재 학교 현장에는 학년에 따라 절대평가와 상대평가를 병기하는 과목의 혼재와 학년의 혼재로 혼란이 가중될 수 있어, 이는 공교육의 불신으로까지 확산될 우려가 있다”며 “절대평가와 상대평가의 병기는 추락한 공교육의 신뢰를 구축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

이어 “킬러문항 등의 배제로 수능이 평이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대학 등에, 선발 기능을 갖춘 학교생활기록부가 될 수 있도록 하려는 내신 등급 표시제의 ‘병기’는 적절한 선택”이라며 “특히 고교학점제가 전면 실시되면 선택교과가 다양해질 것이고 학령기 인구 감소에 따라 9등급 적용이 불가능한 교과도 속출할 가능성이 높다. 5단계 등급제로의 편성은 현실적으로 타당할 뿐만 아니라 지나친 세분화가 주는 상실감이나 열등감 등을 극복하고 학생들에게 성취감과 자존감을 심어주려는 강한 의지로 보인다”고 환영했다.

다만 “논·서술형 평가 확대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되기 위해서는 교사의 평가 역량을 강화하고 교사의 평가권을 보장할 수 있는 ‘인증제도’나 층위별로 ‘다양한 교사의 승진 시스템’ 등을 강화해 평가권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세부적 대책이 없이는 공허한 교육혁신이 될 공산이 크므로 이런 부분에 대한 세부적인 안 역시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천교육교사모임(실천교사)은 “내신 5등급제로의 변화와 논서술형 평가 강화는 일단 환영할만한 일”이라며 “논서술형 평가의 강화는 일선 교사의 자율성을 바탕으로 할 때만이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육부는 평가기준의 표준화, 평가 현황 점검, 정보공시 상세화 등 오히려 교사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대책들을 나열하고 있다”며 “교육부는 고도의 교육 전문성이 필요한 평가에서 관료제적 통제를 앞세우면서 논서술형 평가를 도입하겠다는 이율배반적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객관식 5지선다형 위주의 내신 9등급제를 구시대적 평가체제로 지적하고 평가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내신에서 서·논술형을 강화한다는 것이, 수능 시험문항도 변화를 예견하는 것인지가 불확실하다”며 “이번 개편 시안은 수능 과목체계 개편만을 얘기하고 있을 뿐, 객관식 5지선다형 위주의 9등급제 수능은 그대로 가는 것인지 구체적인 언급이 없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내신만을 5등급 절대평가나 상대평가로 하면 기존 내신과 비교하여 변별력이 저하될 것”이라며 “대학은 선발에서 내신 비중을 줄이고 수능 비중을 확대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 봤다.

이어 “결국 고2, 고3의 교육과정은 개편된 수능시험으로 인해 형식적으로만 진행되는 파행을 면치 못할 것이고 국・영・수 수능 과목 중심으로 교육과정이 왜곡될 것”이라며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내신만이 아니라 수능도 5등급 절대평가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장기적으로 대학 균형 발전을 통해 대학 서열을 해소하고 대입 자격고사를 도입하는 길로 나가야 한다”며 “내신을 5등급 평가로 전환하고도 수능 9등급 상대평가를 고수한다면 입시지옥 고통은 여전할 것이며 공교육 파행은 더욱 극심해지고 교육 불평등과 양극화는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은 “내신에서 5등급 상대평가의 병기로, 성취기준을 고려한 절대평가가 어려워졌다”며 “절대평가와 상대평가를 동시에 만족시켜야 하는 문항 출제 및 매 학기 과목별 세부능력평가의 기록 등 현장 교사들이 대학의 공정한 선발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논술형의 확대가 예고되고 있다”며 “평가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교육환경은 보장되지 않고, 학생·학부모의 평가에 대한 민원은 쇄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사의 온전한 ‘평가권’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이 절실하게 요구된다”고 밝혔다.

출처 : 교육플러스(http://www.edp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