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추락한 교권 회복 위해 과감한 제도개선 시급하다(서울지부장 김남청)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3-07-24
조회수
708

학부모들도 참교육 위해 성숙한 시민의식 가져야
대한민국교원서울조합 지부장 김남청 (영등포고 교사)

​김남청 대한민국교원서울조합 지부장
​김남청 대한민국교원서울조합 지부장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알려진 뒤 폭염만큼이나 뜨겁게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20일 서초구 S초등학교 앞은 전국 각지에서 보내온 근조화환 400여개가 담벼락을 따라 늘어섰다. 주로 ‘동료교사 일동’ 이름이 붙은 화환에는 “선생님 부디 편안해지시길 바랍니다”, “진상규명을 촉구한다” 등의 문구가 적혀있다.

얼마 전에는 초등학교 담임교사가 자신이 가르치는 학급의 학생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해 전치 3주 진단을 받는 충격적인 일도 발생했다.

교육현장에서 “교사 인권은 없다”라는 교사들의 자조섞인 푸념을 다시 한번 보여준 불행한 사건이다.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되는, 예고된 교육계 참사가 다시 반복됐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 교육계 안팎에서 선생님의 억울한 죽음을 겪고도 제도를 개선하지 못한 관계기관 등 사회 전반의 무책임을 보여준 사례이기도 하다.

학생인권조례에 따른 교사들의 고통과 심적 갈등 및 정신적 피해는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지난 2016년 12월 서울시교육청 인권조사관 K씨는 “학생 인권은 있지만 교사 인권은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말로 추락하는 교권을 사전 경고했다. 이때 우리가 교권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며 각종 제도 개선 등 방법을 찾고 대안을 제시했다면 이번 새내기 교사의 죽음은 피할 수 있었다고 확신한다.

교사들은 때론 힘든 일들을 겪으며 정신과를 다니는 경우도 있다. 교사가 학생이나 학부모로부터 폭언을 듣거나 폭력에 노출될 때 그걸 막을 수 있는 수단이 전혀 없는 게 현실이다.

쉴 권리로 학생들은 교실에서 누워 자면서 학습 분위기를 해치고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고 있다. 학생들의 사생활의 자유로 동의 없이 소지품을 검사하거나 압수하지 못한다. 학생들은 다양한 물품들을 지니고 다니고 교실로 가져와 동료 학생을 위협하고 교사를 조롱한다. 심지어 성적 지향, 성 정체성 등의 명분을 내세워 교사를 성희롱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교사들은 학생인권조례에 발목 잡히고 올가미에 얽혀 학생들의 그릇되고 잘못된 행동을 지적하고 바로 잡을 수 없는 게 교육계 현장이다.

이제 진정한 교권을 회복할 때가 되었다. 학생들에게 인권조례만큼이나 책임과 의무를 가르치고 교실을 교실답게 만들어야 한다. 교사가 정당한 권위와 책임을 가지고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도록 제도를 과감하게 바꾸어야 한다.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추락한 교사들의 자존심과 떨어진 직업 및 윤리의식을 회복하는 게 교육 정상화의 첫 걸음이다. 이제 더 이상 교사들은 물러설 곳도 없고, 대한민국 교육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지적도 많다.

교사의 권위를 부정하는 정책을 폐기하고 교사에게 훈육의 권한을 주고 학생지도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추락한 교권 회복을 위한 실질적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이런 일련의 조치를 국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전국에서 찾아온 수백명의 교사들이 죽은 교사가 재직한 초등학교 담벼락을 따라 줄 서 헌화하고, 하교하던 아이들도 “선생님 하늘에서 행복하세요”와 같은 메시지를 남긴 것이 교권 회복을 절실하게 바라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유범진 한국환경체육청소년연맹 이사장은 “담벼락을 따라 수백 명의 교사들이 줄을 서 헌화를 하고 돌아섰다. 또래 교사들은 쉽게 자리를 떠나질 못했다. 교권 추락 등 교사를 보호하지 않는 현실에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면서 “교육현장에서 교권 추락 실태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를 해야한다. 무너진 교권을 다시 회복하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교권 추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는 학생인권조례를 전면 개정 또는 폐지할 때이다”라고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학부모들도 자기 아이만큼이나 교사의 교권을 존중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지녀야 한다. 학생들의 참교육은 '어머니의 밥상머리 잔소리(?)에서 시작해 교실에서 이뤄진다'는 옛 석학들의 말을 명심하고 행동으로 실천해야 한다. 교육은 교사만이 하는 게 아니라 1차적인 교육은 부모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교육계 전반에 걸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 과감한 개혁을 통해 참교육으로 거듭나기를 희망한다. 그것이 새내기 교사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하는 방법이다.